세계태권도본부 이동섭 국기원장이 임기만료 1개월여를 앞두고 소회를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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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기원장’ 제목으로 4년 10개월의 직무 수행 기록 담아
▶임기만료 1개월여 앞두고 500여명 몰려 성황
▶‘세계태권도대통령‘부터 ’글로벌 태권도 영업사원 1호‘ 별명 뒷 얘기도

이동섭 국기원장이 자신의 4년 10개월(2021년 1월~2025년 10월) 임기 수행 기록을 담은 ‘國技院長(국기원장)’을 발간했다.

이 원장은 무도 특채로 경찰공무원에 임용되었으며, 검찰 특수부 수사관으로 파견되어 활동하다가 2000년에 명예퇴직했다.

이후 정계에 입문 제16대 국회의원 선거부터 제19대 국회의원 선거까지 출마에 나섰으나, 당내 경선에서 고배를 마시면서 꿈을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2016년 치러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예상을 뒤집고 국민의당 비례대표 12번으로 당선되면서 첫 전국구 정치인으로 발을 내딛었다.

초선으로서는 이례적으로 국회에서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간사, 운영위원회 간사 등을 맡아 중량감 있는 정치인의 모습도 보여줬다.

2017년에는 국회의원 100여명이 참여하는 국회의원태권도연맹을 창립하고 발대식에서 직접 대리석 15장을 격파, 이후 20~30대 10여명과의 실전호신술태권도를 시연하면서 태권도의 실전성과 상징성을 부각시켜 ‘국회 격파왕’이라는 수식어가 붙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2018년 국정감사 기간에는 태권도 도복을 입고 등장, “태권도를 올림픽 공식종목으로 유지하고, 영구적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신념으로 도복을 입었다”고 강조하면서 태권도에 대한 국회의원들의 관심을 높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국회의원으로서 태권도계에 가장 큰 선물을 준 것은 관습어처럼 사용되던 ‘대한민국 국기(國技) 태권도’를 직접 법률에 삽입한 것과 태권도 9단 중 태권도 보급 기여도가 높은 인물을 국가가 인정한 ‘태권도대사범’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법률에 삽입, 제도화·법제화 한 점이다.

이 원장은 2018년 228명의 국회의원이 공동발의자로 참여한 태권도진흥법 개정안의 대표 발의자로 나서 ‘대한민국의 국기는 태권도로 한다’는 문구를 법률에 삽입했다. 2019년에는 태권도 지도자가 국가가 인정하는 영예를 누릴 수 있도록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태권도의 계승 및 진흥을 위하여 다음 각호의 요거을 모두 갖춘 사람을 태권도대사범으로 지정할 수 있다’는 문구를 법률에 삽입하기도 했다.

이 원장은 정계에 입문하여 활동하던 시절에도 태권도인으로서의 삶을 놓지 않았고, 2014년에는 9단에 승단, 속칭 ‘입신의 경지’에 오르기도 했다.

이동섭 국기원장의 ‘국기원장’ 출판기념회에는 각계각층인사 500여명이 참석했다.

 

이 원장은 2021년 1월 제16대 국기원장 보궐선거에서 당선, 1년 9개월간 국기원장 직무를 수행해왔다. 이후 2022년 10월 제17대 국기원장 선거를 통해 재임에 성공, 오는 10월 임기가 만료된다.

이 원장은 이번에 ‘국기원장’이라는 저서를 발간하면서 4년 10개월간의 원장 직무 수행 기록을 담았다.

9월 13일 오후 6시,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과학기술회관에서는 이 원장의 저서 ‘국기원장’의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이날 기념회는 (사)국회의원태권도연맹(이사장 명재선)과 (사)세계태권도선교협회(총재 유재필)가 공동주관했다.

이 원장의 저서 발간을 축하하기 위해 나경원 국회의원, 김덕룡 전 정무제1장관, 안상수 전 인천광역시장, 이대순 태권도진흥재단 초대 이사장, 조영기 국기원 원로평의회 위원, 강신철 국기원 대사부 등을 비롯해 각계각층 인사 500여명이 참석했다.

나경원 국회의원은 “보통 국회의원을 초대하면 전화라도 한번 하는 것이 관례인데 이번 출판기념회에는 문자 한번 오고 다른 연락은 없었다. 그렇다고 해도 이동섭 전 의원이 하는 행사라서 다른 행사도 많지만 이렇게 축하하러 왔다”면서 “이 원장은 국회의원 시절 태권도에 대한 애정이 상당하고 저돌적인 추진력을 보여왔다. 나도 국회의원태권도연맹 회원이지만, 태권도에 대한 제도화와 법제화를 이룬 사람은 바로 이동섭” 이라고 치켜세웠다. 이어 “미국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때 보니 상하원 국회의원들이 이 원장이랑 악수하고 사진찍으려고 줄을 서고 있더라. 우리 국회의원들에게도 그렇게는 안한다. 왜 이동섭을 세계태권도대통령이라고 부르는지 이해가 됐다”며 “이 원장이 국회에서 보여준 태권도에 대한 사랑과 열정은 그 누구도 모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상수 전 인천시장은 “인천시장 시절 아시안게임을 유치하기 위해 IOC위원을 25명 정도 만났는데 그 과정이 상당히 힘들었다. 당시 태권도의 올림픽 종목 탈락 위기가 있어 나도 태권도를 위해 열심히 뛴 사람중 하나”라면서 “그런데 이동섭 전 의원은 IOC위원 100여명 이상을 만나고 태권도의 우수성을 알리면서 올림픽 잔류를 위해 엄청나게 뛰어 다녔다. 당시 나를 포함한 다른 정치인들이 대단하다고 할 정도였다”고 평가했다.

이대순 태권도진흥재단 초대 이사장은 “문교부 체육국장때 국가에서 달러부족으로 해외 여행을 강제적으로 막았던 시절이 있었다. 당시 태권도 사범들이 해외에 나가기 위해 여권을 신청하는데 내가 전결권이 있었다. 정부의 방침은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여권을 발급하지 않는 것인데 내가 무조건 태권도 사범들이 해외에 나가야 우리나라를 더 알리고 발전시킬 수 있다고 생각해 여권을 발급했다”면서 “그때 해외에 나간 사범들이 전부 기초를 닦고 우리 태권도와 한국 문화를 전파했고 그래서 지금의 우리와 태권도가 있을 수 있는 것”이라며 “지금도 해외 사범들을 만나면 부등켜 안고 눈물을 같이 흘린다. 그 당시 어려움과 아픔을 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원장은 나와 종친인데 내가 가족을 칭찬하는 것 같아 안하려 했지만 태권도를 생각하고 사랑하는 열정과 정신, 태권도를 위해 먼저 나서서 만들어내는 추진력은 칭찬 받아 마땅하다”고 추켜세웠다.

김덕룡 전 정무제1장관은 “나는 오늘 이 자리에 이동섭의 개인적인 광팬으로 참석한 사람으로 원래 축사가 계획되어있지 않았다. 그래서 안하려고 했는데 어쩔 수 없이 올라오게 됐다”면서 “앞서 다른 분들이 말씀하신 것이 내가 아는 이동섭이다. 나는 태권도인 이동섭이 아니라 정치인 이동섭으로 인연을 맺고 지냈는데 이동섭은 내용이 있는 사람이다. 사람이 진실하고 내용이 있다는 것이 정말 중요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 원장은 내빈들의 축사에 이어 강단에 올라 자신의 저서 발간에 대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태권도가 단합이 잘 될 때는 잘 되지만 아닐 때도 있다. 그래서 비협조적이고 반대를 위한 반대가 나올때도 있다. 국기원장으로서 보궐선거로 1년 좀 넘게 하다가 선거로 3개월 쉬고 재선해서 3년을 했다. 4년 10개월의 임기 동안 매년 30억원 이상 외부 재원을 확보했다. 그동안 왜 못했을까 라고 생각한 것들이 많다. 내가 서울시와 강남구청에 예산을 지원받아 국기원을 정비하고 국기원 설립 53년만에 처음 에어컨도 설치했다. 그래도 반대가 있다. 힘들었지만 정말 열심히 했다. 누가 나 보고 25시간 달리는 태권도 열차라고 하더라. 그만큼 쉼 없이 달려왔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명예9단을 주고 한국어로 차렷, 경례를 지시해 나도 하고 트럼프 대통령도 하게 만들었다. 미국 대통령은 단순히 한 국가의 대통령이 아니다. 전 세계의 대통령이다. 그런 사람이 내가 차렷, 경례 하니까 같이 하면서 도복을 입고 단증을 받았다. 국기원장은 전 세계 대통령에게 단증을 준 사람이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국회의원시절 국회에서 1만여명이 모여 단체 품새를 시연하는 행사를 했다. 우리나라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당시 기네스에도 등재됐다. 그래서 국기원장을 하면서 광화문 광장에서 3만명이 모여 단체 품새를 시연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과정은 쉽지 않았다. 서울시와 경찰청을 설득해 1만명으로 제한하기로 하고 행사를 했다. 특히 광화문이 우리 사회에서는 여야 정당이 시위하고 노조가 데모하고 하는 곳으로 인식이 있는데 이것을 태권도로 바꾸고 싶었다. 실질적으로 2만 5천명 정도가 왔다. 그런데 1만명으로 기네스에 등재했다. 그동안 태권도에 이런 것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며 “국내에서도 했으니 해외에서도 해보자고 생각해 미국 백악관에서 태권도인 2천여명이 모여 시범을 했다. 이는 미국에서도 역사적인 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요청한데 따른 화답”이라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자신을 ‘태권도 영업사원 1호’라고 소개했다. 국회의원 시절부터 제16대 국기원장과 제17대 국기원장의 임기를 수행하면서 그만큼 국내외에 태권도를 홍보하고 다녔다는 자평이다.

이 원장은 임기 중 해외 태권도 보급활동에 중점을 뒀다. 국기원 해외지부를 설립하고 각종 연수를 통한 지도자 양성에 집중했다. 한국보다 사회적·경제적 지위가 높은 국가들 보다는 개발과 투자가 필요한 국가를 대상으로 한 태권도 보급 활동에 주력했다. 캄보디아와 몽골에서는 이 원장의 태권도 보급 공로는 높이 사 훈장도 수여했다.

이동섭 국기원장이 발간한 ‘국기원장’

이 원장은 미국에서 각종 행사를 진행하면서 상하원 의원들과의 소통도 활발히 진행했다.

미국 의회에 태권도장을 재개한데도 이 원장의 노력이 있었다. 미 의회는 ‘미국 태권도의 아버지’ 또는 ‘이소룡에게 태권도를 가르친 사람’으로 유명한 이준구 사범이 태권도 교실을 만들어 하원의원들에게 42년간 보급했었다. 하지만 2018년 이 사범이 타계하고 미 의회의 태권도 교실은 운영이 중단됐다. 이 원장은 한국 국회에서 국회의원태권도연맹을 창설하고 태권도장을 개원한 경력을 통해 미 의회의 태권도 교실에 재개될 수 있도록 하는데 앞장섰다. 현재 미 의회는 국기원 박천재 이사(메이슨대 교수)가 지도사범으로 ‘의회 태권도’를 만들어 운영중에 있다.

이 당시 미 의원들은 이 원장에게 ‘세계태권도대통령’이라는 호칭을 붙여줬고, 미국내 사범들도 이 원장을 ‘세계태권도대통령’이라고 치켜세웠다.

이날 이 원장의 출판기념회는 북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 원장이 임기 중 활동한 기록을 토대로 책에는 나와 있지 않은 배경과 뒷 이야기를 듣는 시간이 이어졌다.

이 원장의 국기원장 직무는 오는 10월 11일 종료된다. 아직 확정된 진로는 없지만, 정당인으로 돌아가 2026년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를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