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한라체육관, 대회 첫날부터 시스템 오류·운영 파행에 1시간 10분 경기 중단

지연 득점 처리 매뉴얼 존재함에도 임원진 우왕좌왕… 원칙 무너진 ‘무능한 행정’ 사전 안내 없는 ‘룰 변경’에 무너진 신뢰… “심판 권한은 특혜가 아니다” 현장 절규

태권도 매트위에서 수년간 흘린 선수들의 땀방울을 보상받아야 할 ‘전국체육대회’가 대회 첫날부터 총체적 운영 부실과 심판진의 무능함으로 얼룩졌다. 제주 한라체육관에서 개최된 제107회 전국체육대회 태권도 경기장은 개막과 동시에 판정 논란과 경기 지연, 규칙 미숙지가 얽히며 무능함의 극치를 들어냈다.

​5초면 될 일에 70분 허비… 매뉴얼조차 숙지 못 한 KTA는 ​사태의 발단은 대회 첫날 겨루기 종목에서 발생한 전자호구 시스템의 통신 불안정이었다. 서버 접속이 10여 초간 원활하지 않으며 누적된 점수가 전광판에 한꺼번에 표출되자, 현장에서는 지도자들의 거센 항의가 이어졌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그 이후의 대처였다. 대한태권도협회(KTA) 2026년 겨루기 경기규칙에 따르면, 네트워크 불안정으로 발생한 지연 점수(Delayed point)는 공방 시점으로부터 5초 이내 표출 시 득점으로 인정하며, 영상판독심판원의 확인 후 경기를 즉시 재개하도록 명시되어 있다.

규칙과 매뉴얼이 엄연히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KTA 임원진, 의장단, 심판위원회는 사태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갈팡질팡했다.

​결국 단순 통신 지연에 불과했던 상황은 처리 주체의 무능함으로 인해 1시간 10분 동안 경기가 전면 중단되는 미증유의 파행으로 이어졌다. 경기 운영의 기본조차 지키지 못한 KTA의 미숙함이 온전히 선수들과 관중의 피해로 돌아간 셈이다.

​원칙 무너진 판정, 사전에 공지된 룰마저 당일 변경의 ​운영 부실은 시스템 문제에 그치지 않았다. 지도자와 선수들에게 사전 대표자 회의를 통해 엄격히 적용하겠다고 강조했던 ‘발바닥 점수 인정 방식’과 ‘주심의 경기 진행 감정 행위 제재’ 등 핵심 원칙들은 현장에서 철저히 무시됐다. 원칙 없는 주심의 잣대 속에 승패가 뒤바뀐 경기가 속출하며 현장의 불만은 폭발했다.

​품새 종목 역시 ‘탁상행정’의 전형을 보여줬다. 대회 당초 요강에는 공인·자유품새가 ‘컷오프 단계별 점수제’로 명시되어 있었으나, 경기 당일 현장에서는 느닷없이 ‘준결승과 결승 점수를 합산’하는 이해할 수 없는 방식이 적용됐다.

​KTA 측은 “선수 보호 차원이며 지도자들과 합의된 사항”이라고 해명했으나, 대회를 코앞에 두고 경기 규칙을 손바닥 뒤집듯 바꾼 행태는 전형적인 행정편의주의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급기야 심판 배정 편향성 문제로 거센 항의가 이어져 경기가 중단되고 재경기를 치르는 촌극까지 벌어졌다.

​ “누구를 위한 태권도인가”… 뼈를 깎는 재점검 시급하다. ​전국체전은 한 해 동안 고된 훈련을 견뎌낸 선수들에게 진로와 인생이 걸린 가장 중요한 무대다. KTA 대회마다 끊이지 않던 경기 운영 미숙과 판정 불신이 국내 최고 권위의 전국체전에서 그대로 되풀이되었다는 점은 태권도계 전체가 뼈아프게 반성해야 할 대목이다.

​“심판의 권한은 특혜가 아니며, 그들의 잣대 하나에 누군가의 인생과 진로가 송두리째 바뀔 수 있다.”

​현장에서 터져 나온 “누구를 위한 종목인가”라는 절규를 태권도 관계자들은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아직 전국체전 일정이 남아 있다. KTA와 대회 운영진은 당장 뼈를 깎는 경기 운영 재점검에 나서야 하며, 엄격한 원칙과 철저한 매뉴얼에 기반한 경기장 시스템을 즉각 회복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