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의 첫 단추, 사무총장 인선부터 실패
10년간 실무 했지만, 본인의 사무총장 인선은 번번이 논란
정관 위반 논란속 ‘업무상 배임’ 고발도 예정
대한태권도협회(KTA) 양진방 회장은 영남대학교 경제학과 출신이지만, 조선연무관 창녕 전국 본관에서 태권도를 배우고, 영남대 재학시절 대학 내 태권도 동아리인 ‘문무반’에서 태권도 수련을 지속적으로 해왔다. 당시 문무반은 경북체육고등학교 태권도부와 교류가 한창이었고, 이때 현 윤종욱 고문을 만나 경기태권도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대학 졸업 후 유수의 기업의 채용을 마다하고 태권도 동아리 출신 최초로 서울대학교 체육교육대학원에 입학해 ‘해방 이후 한국 태권도의 발전과정과 그 역사적 의의(경기태권도를 중심으로)’라는 논문으로 석사를 취득했고, 1986년 국기원 교학과장으로 채용되며 태권도 단체에 첫 발을 내딛었다.
양 회장은 이후 미국 유학 생활을 거쳐 1997년부터 용인대학교 태권도학과 교수로 활동했다.
2001년 4월 KTA의 국가대표 선수 선발전에서 고질적인 태권도 경기의 승부조작이 불거졌고, 이때 피해를 입은 용인대(양진방, 류병관)와 경희대(전익기)가 주축이 되어 당시 KTA 김운용 회장과 송봉섭 부회장, 임윤택 전무이사를 비롯해 엄운규 국기원 부원장의 퇴진을 주장하며 태권도계 최초의 ‘학생 시위’인 ‘4.16 국기원 점거’를 주도했다. 당시의 시위는 ‘범 태권도 개혁연합’으로 확대되며 1년여 지속됐으며, 김 회장과 엄 부원장이 사퇴하고 관련자들이 처벌을 받으면서 막을 내렸다.
양 회장은 1990년 국기원을 떠난 후 13년만인 2003년 당시 KTA 구천서 회장에게 발탁되어 전무이사로 다시 태권도 단체에 발을 딛었다. 하지만 1년여만에 전무이사직을 떠났다.
2002년 KTA 회장 선거에서 구 회장이 출마했을 때 금품을 주고 폭력배를 동원했다는 업무방해 혐의로 구 회장과 KTA 임원들이 구속되면서 구 회장의 체제가 막을 내린 것.
이후 2004년 KTA에 김정길 회장이 취임하면서 기획이사를 맡았으며, 2007년부터는 다시 전무로 복귀해 2013년까지 활동했다.
양 회장은 KTA 기획이사와 전무이사로 활동하면서 제21대 구천서, 제22~23대 김정길, 제24~25대 홍준표까지 11년동안 5대 임기에 걸쳐 총 3명의 정치인 회장을 보좌했다.
양 회장의 실무 10년동안 KTA는 중앙집권 체제에서 지방협회 분권체제로 변화해 갔고, 전무는 정치인 회장을 보좌하면서 정무와 행정을 책임지고 경기는 기술전문위원회(의장)가 책임지는 이원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양 회장이 KTA를 떠난 8년간 이 시스템은 깨지지 않았고, 더욱 견고하게 유지되어 왔다.
하지만 양 회장이 회장으로 첫 운전대를 잡은 2021년부터 전무의 역할을 하는 사무총장(상근임원)의 모습은 달라졌다.
지방분권과 기전위 이원화 시스템은 유지됐지만, 양 회장이 실무 회장으로서 권한을 행사하고 있어 사무총장의 역할은 사실상 ‘허수아비’로 변질됐다.

10년의 실무와 회장직 6년, KTA는 어떻게 변모하였을까?
결과적으로 양진방 회장의 6년은 전무이사 10년 시절보다 오히려 퇴보했다는 평가다.
양 회장의 잘못된 첫 단추는 2021년 KTA 회장직을 수행하면서 처음 단행한 사무총장(상근임원)의 인선이었다.
당시 양 회장은 17개 시도태권도협회 중 절반에 달하는 시도협회 실무자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상황이었고, 이들은 양 회장에게 세대교체를 요구했다.
이들의 세대교체는 “양 회장의 윗세대격으로 양 회장이 전무시절부터 영향을 미쳐온 인사들이 기득권에 있어서는 안된다”는 의미로 양 회장은 이를 수용하듯 부회장과 이사 등을 선임하는데 있어 자신의 윗세대격인 인사들을 고문으로 올렸고, 일부 인사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시도협회와 연맹체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인물들로 집행부를 꾸렸다. 하지만 상근임원 선임에서 문제가 일었다. 양 회장의 지지층은 자신들과 유대관계가 깊은 시도협회 실무자 출신의 사무총장을 원했지만, 양 회장은 고문으로 내정한 성재준(당시 68세) 전 KTA 전무이사를 자신의 첫 사무총장으로 전격 발탁했다.
성 전 총장은 인천광역시태권도협회 전무이사 출신으로 1997년 KTA 사무국장으로 채용되어 2013년 정년퇴임한 인사다. 또 제26대 김태환 회장 시절인 2015년 전무이사로 선임되었지만 2016년 제27대 이승완 회장으로 체제가 바뀌고 경질된 바 있다.
당시 양 회장의 지지층은 성 전 총장의 선임에 노골적으로 직·간접적인 불만을 드러내며 “두고보자”는 말도 서슴치 않았다.
성 전 총장의 선임에 태권도투데이미디어 서성원 편집인은 기사를 통해 “양진방 회장이 내건 사무총장의 덕목과 요건은 사무국을 장악해 실무를 총괄하고 시도태권도협회 및 연맹과 소통·조율하는 정무 감각이 있어야 하며 당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전투력’ 겸비였다”면서 “(양진방 회장은)고민을 정말 많이 했다. 인사(人事)는 참 어렵다. 적임자를 물색했지만 대안 인물을 찾지 못했다. 최고로 좋은 선택이 아니지만 나로서는 최선책이다. 오랫동안 대한태권도협회 사무국장과 사무총장을 하면서 행정 경험이 있어 우선 사무국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데 무게를 뒀다. 시도태권도협회와 소통하고 협력하는 역할도 잘 수행할 것이다. 고심 끝에 결정하고 나니 마음은 편하다”고 보도했다.
더태권 양택진 발행인 겸 편집인 또한 기사를 통해 “(양진방 회장은)사무총장 선임과 관련해 시도협회가 대부분 동의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는 전제를 달았다. 시도협회의 동의란 사실상 각 시도협회의 회장 및 실무자급들의 동의를 의미한다”면서도 “신임사무총장 선임과 관련해 과감하거나 파격적인 혹은 지방에서 불러들일 경우 사무국에 끼치는 영향에 긍정적 효과보다는 부정적 효과가 크다고 판단했다. 또, 시도협회와의 관계를 고려해 특정 시도 그룹의 거센 반발 내지는 선임 후 시도협회 및 자신과의 갈등 소지를 최소화 할 인물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장고 끝 악수라고 평가받지 않을 정도의 수준에서, 그렇다고 후한 점수를 주기에도 섣부른 수준의 인사라는 평가다. 크게 환영하기도, 강하게 비판하기도 애매한 선임이라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양 회장의 사무총장 선임에는 실무형 회장으로 모든 업무를 총괄해야 하는 자신의 성향상 사무총장의 업무관여도가 낮아야 하고, 자신이 오롯이 사무국을 통솔함에 있어 혼선이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성 전 총장은 양 회장이 전무시절 10여년간 사무국장으로서 함께 근무해오면서 양 회장이 사무국에 지휘권을 행사하는데 그 누구보다 업무관여도가 낮았던 인물이다. 또 별도의 지지세력(시도협회 등의 토착세력)이 없는 인물로 양 회장의 입장에서는 연임까지 바라보는 자신의 뒤를 노릴 수도 있는 시도협회의 추천 인사들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 또한 성 전 총장의 발탁에 무게를 실었다.
이러한 양 회장의 인사철학은 특별보좌역 위촉에서도 눈에 띈다. 현재 양 회장의 특보는 수행비서격으로 문창현 전 KTA 차장이 맡고 있다. 문 전 차장은 32년간 KTA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정년퇴직한 인사로 양 회장과는 10여년간 함께 근무했으며, 문 전 차장 역시 성 전 총장과 함께 별도의 지지세력이 없다는 점이 공통분모다.
양 회장의 이러한 인사철학은 2023년 뒤통수를 맞게 된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사무총장직을 수행하던 성 전 총장을 계약기간 종료를 사유로 경질하면서 계약연장을 주장하는 성 전 총장과 분쟁이 있었고, 성 전 총장발 악재가 겹치면서 2022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남녀 감독 선임 문제 등이 불거져 피고발자 신세가 되기도 했다.
양 회장은 성 전 총장의 경질에 대한 분쟁을 의식한 듯, 2024년 1월 그동안 이사회의 동의를 얻어 임명하는 사무총장의 선임 절차를 없애고 ‘회장이 필요에 따라 상근임원을 임면할 수 있다’는 문구를 삽입하는 정관 개정에 나섰다.

당시 양 회장은 “지난해 대한체육회가 몇 개 종목을 지정해 진행하는 감사를 진행했고, 우리 협회는 상근임원과 관련한 부분이 문제로 나왔다. 대한체육회는 종목단체들이 상근임원 제도가 아닌 사무처장 제도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며, 정관 승인처인 문화체육관광부 또한 수년전부터 그러한 뜻을 비쳐왔다. 하지만 단체별 특성이 다 다르고 우리처럼 대형 단체는 많은 업무가 있다”면서 “상근임원 임면과 관련해 과거 진통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면직과 관련해서도 서로 문제가 있었고, 이러한 위험요소를 최소화 하기 위해 이번 정관 개정에 그러한 부분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해당 문구는 문화체육관광부의 반려 결정으로 정관에 삽입되지는 못했지만 KTA는 ‘회장에게 상근임원의 임면권한이 있다’는 취지의 근로계약을 사무총장과 체결하고 있는 상태다.
양 회장은 2024년 1월 사무총장직을 공모제로 전환했다. 회장이 임면권을 행사하는 직위지만 지지세력의 반발과 자신의 코드(code) 인사를 위한 회피책으로 여겨졌다.
KTA는 공모제와 관련해 사무총장추천위원회(전익기, 고봉수, 김화영, 박상만, 김창완, 이경배, 황경선)를 구성하고 후보자 모집에 나섰으며, 이 결과 정문용 전 경상북도태권도협회 전무이사가 최종 후보로 양 회장에게 추천됐다. 정 총장은 영천고등학교 태권도 선수 출신으로 2023년부터 현재까지 4년째 KTA 사무총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정 총장 또한 선임시부터 현재까지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다.
선임 초기 추천위 구성원 중 양 회장의 지지세력이 대거 포진하면서 그들의 코드가 맞는 인사가 선임되었나 했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이해관계가 충돌하면서 양 회장 지지세력들의 노골적인 비판이 늘어나고, 일부는 ‘군기 잡기’로 이를 활용하면서 정 총장을 둘러싼 논란은 양 회장 측근세력의 헤게모니 다툼으로 변질되고 있는 상태다.
정 총장 또한 4년간 KTA 사무총장을 맡아오면서 이들의 비판에 자유롭지 못한 능력을 보여줬다. 이들의 비난에 정 총장의 업무능력이 매번 원인으로 지목되는 이유다.
최근 KTA가 행정난맥상을 보이면서 안팎으로 양 회장에 대한 비판이 심화되자, 양 회장의 지지층 중 한축을 맡고 있는 인사는 “총장은 회장의 가려운 곳을 알아서 긁어 주는 역할을 하는 자리”라면서 “그런 능력을 보았을 때 정문용 총장의 능력은 빵점”이라고 힐난했다. 또 “(4년간)이 정도 했으면 준 만큼 받은거 아니냐? 아직 회장이 더 받을 것이 남은건지 총장이 더 받을 것이 남은건지 이해가 안된다”고 직격했다.
정 총장의 능력에 대한 비판과 양 회장 지지세력의 헤게모니 다툼과 더불어 KTA가 정관에 삽입하려가다 문체부로부터 거부당한 정관상 ‘상근임원 제도’도 문제다.
KTA를 비롯한 대한체육회 가맹종목단체는 조직내 상근임원을 둘 수 없다. 단체들 정관의 근간이 되는 대한체육회 회원종목단체 규정에 ‘회장을 비롯한 비상근 임원에게는 보수를 지급하지 아니한다’는 문구가 명시되어 있고, 정관의 승인 권한이 있는 문체부 또한 이를 명분으로 ‘상근임원 불가’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기 때문.
2024년 KTA는 문체부에 ‘상근임원 제도’가 명시된 정관 개정(안)에 대한 승인을 요청했다가 ‘정관과 배치’라는 사유로 반려된 바 있다. 당시 KTA는 상근임원 제도를 지속적으로 관철할 뜻임을 피력했으나, 한 차례 정관 승인이 반려된 이후 현재까지 어떠한 시도도 못하고 있어 현재 KTA가 운영하고 있는 사무총장 제도는 계속 정관 위반 사항이다.
일각에서는 양 회장의 KTA 회장직 수행 6년간 정관을 위반한 사무총장 선임과 보수 지급이 불법이라는 판단에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고발도 준비중이라 근본적 전환이 없는 한 양 회장을 향한 비판과 사무총장의 논란은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양진방의 6년, 퇴보한 KTA③]에서 계속…
⏰ 2026. 05. 01 : 금요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