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현-하디-문대성-김중헌과 연대 밝혀
공약집 ‘비전선언문’ 발표, 선거캠프 가동
양진방 쪽 “김상진 말 다 못 믿어…” 응수
서성원 기자 / tkdssw@naver.com
김상진 아시아태권도연맹(ATU) 부회장은 5월 22일 “(ATU) 회장에 출마하기 위해 지원서를 곧 접수할 것”이라며 “이번 회장선거는 나와 양진방 부회장만 출마해 경쟁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이날 <태권박스미디어>에 비전 선언문(국문·영문 공약)을 보낸 후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양 부회장은 대한태권도협회(KTA) 회장직을 사임하지 않고 출마하겠지만 나는 KTA 부회장직을 사임하고 출마할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정국현 ATA 집행위원과 단일화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렇다고 보면 된다. 정국현 집행위원뿐만 아니라 (출마를 저울질 했던) 하디 이란협회장과 연대하고, 문대성 전 IOC 선수위원과 김중헌 전 ATU 사무총장도 나를 지지하고 도와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말을 풀이하면, 이규석 회장뿐만 아니라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사람들과 연대해 자신을 중심으로 ‘빅 텐트(big tent)’를 치고, 출마를 선언한 양 부회장을 고립시키겠다는 것으로 읽힌다.
그는 ‘(김상진 부회장을 중심으로) 빅텐트를 친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렇다”고 말했다. ATU 회원국(대의원) 44표와 ATU와 WT 임원 표를 포함해 약 67표 중에서 유효표 과반 이상을 득표해 당선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하지만 양 부회장 쪽은 “김 부회장의 말을 곧이 곧대로 다 믿을 수 없다. 김중헌 전 총장 등은 중립”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김중헌 전 총장도 “중립”이라고 알려왔다.
김 부회장은 영어를 하지 못해 회장직을 원활하게 수행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양 부회장 측에서) 나의 약점을 찾다 찾다가 마땅한 게 없으니깐 영어를 못한다고 그러는 모양인데, 영어를 잘 하지 못하지만 회장직을 잘 수행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나는 오랫동안 외국에서 비즈니스를 하고 있고, 에티오피아 명예 총영사도 하고 있다. 또 ATU 부회장으로서 여러 대회에서 외국인들과 소통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내 곁에 영어를 잘하는 보좌관이 있기 때문에 외국 태권도인들과 소통하고 대화 나누는 것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응수했다.

김 부회장은 출마를 앞두고 발표한 ‘비전선언문’에서 ‘성장, 혁신, 통합, 공정’을 키워드로 제시하고 “각 회원국의 상황을 요구를 충분히 수렴하고, 실현 가능성이 있는 비전과 공약을 구체화해서 예산 확보를 통해 뒷받침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아시아 태권도 저변확대와 균형적인 발전을 위해 ▲개발도상국과 태권도 기반이 약한 회원국 집중 지원 ▲아시아 권역별 유·청소년 통합리그 창설 ▲태권도 기술·학술연구소 설립 ▲디지털 행정 플랫폼 구축해 정보 공유 시스템 일원화 ▲기부와 스폰서 유치 활성화 위한 ‘공식 후원사 인증제 도입’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2029년 조정원 WT 총재 이후 ‘세계 태권도 리더십 재창출’을 위해 출마를 선언한 양 부회장은 아시아 각 국가의 표밭을 공략하며 배수진을 치고 있다.
ATU 회장선거는 오는 7월 24일 말레이시아에서 치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