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한 심판 위주로 조 편성, 신뢰받는 심판부 되겠다”
-“섬세한 지도자들 타당한 민원 제기 있지만 오해도…”
-정확성 중시, “올해부턴 경기규칙에 나와 있는대로 채점”
서성원 기자 / tkdssw@naver.com
“올바른 판정(채점)을 받으려고 땀 흘려 훈련하는 선수들이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판정은 반드시 바로잡아야 합니다.”
최근 들어 대한태권도협회(KTA) 공인품새 판정과 관련, 심판들의 판정에 이의를 제기하는 지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 4년 동안 품새 심판위원장을 역임한 임성빈 품새 의장도 일부 민원에 대해 염려하고 있다.
이송학 품새 심판위원장은 6월 8일 나사렛대총장배 전국태권도대회가 열리고 있는 철원실내체육관에서 “지도자 중에서 섬세한 지도자들이 이유 있는, 즉 타당성이 있는 민원을 제기하는 경우도 있고, 오해에서 하는 것도 있다”며 “품새대회가 후반부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심판교육을 더 강화하고, 우수한 심판 위주로 구성해 지도자들과 선수들의 신뢰를 받는 심판부가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Q. 심판 판정, 특히 공인품새 판정에 문제를 제기하는 지도자들이 적지 않는데.
A. 요즘 선수들의 기술이 엄청 빨라져서 일부 심판들이 같은 경기장에서 경기하는 청·홍 두 선수의 경기 동작을 놓치는 경우도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답은 심판교육을 강화하는 것이다. 각 대회 전날 심판들을 소집해 실기교육을 하고 있다. 지도자 중에서 섬세한 지도자들이 이유 있는, 즉 타당성이 있는 민원을 제기하는 경우도 있고, 오해해서 하는 것도 있다. 그 부분은 위원장으로서 잘 살피겠다.
Q. 기능(전문성)이 떨어지는 심판들이 자주 위촉된다는 지적이 있다. 위원장으로서 어떻게 생각하나
A. 132명의 품새 상임 심판이 있다. 이 중에 서울과 경기도에 거주하고 있는 심판들이 4분의 1이 넘는다. 지역과 연차를 안배해 각 대회에 심판들을 위촉해야 하는데, 도장 운영 등 바쁘다며 심판을 못 본다고 불응하는, 즉 심판 위촉을 거부하는 경우가 있다. 그렇다 보니 일선 현장에서 은퇴했거나 나이가 많은 심판들이 위촉될 수도 있다. 심판 내부의 현실을 잘 모르는 지도자들이 그런 지적을 할 수 있는데, 젊고 유능한 심판들을 키워야 한다는 소신은 변함이 없다.

Q. ‘1품새’에서 이겼는데, ‘2품새’에서 이해할 수 없는 채점으로 역전되는 경기가 많아지고 있다는 지도자들의 불만이 있는데.
A. 잘하면 역전하라고 ‘2품새’를 하는 것 아닌가. ‘2품새’를 못하면 역전되는 게 당연하다. ‘1품새’를 이겼다고 해서 ‘2품새’도 이겨야 한다는 것은 공정한 판정과 어긋난다. 심판들에게 ‘1품새’와 ‘2품새’를 명확하게 구분해서 채점하라고 강조하고 있다. 역전 당하는 지도자의 입장에서만 볼 것이 아니다. 예선에서 이상하게 채점하는 심판들이 있을 수 있어 결승에서는 심판 조(組) 편성을 다시 한다. 문제 있는 심판은 결승에서 제외한다.
Q. 채점할 때 표현성보다 정확성을 중시한다는 얘기가 있다. 그 이유는 뭔가.
A. 공인품새 채점 기준은 정확성 4(4.0), 표현성 6(6.0)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정확성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 표현성에 비중을 두고 채점해야 한다는 게 전반적인 기류였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정확성이 바탕이 된 가운데 우수한 기술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확성은 기본동작과 세부 동작, 균형 등을 묶어 한 번에 채점하지만, 표현성은 동작의 속도와 힘, 조화(강유·완급·리듬), 기의 표현을 세 번으로 나눠서 채점한다. 대명제는 ‘정확성을 바탕으로 하지 않는 우수한 표현력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경기규칙을 정확하게 적용하면서 숙련된 기술을 표현해야 한다. 경기규칙을 지키면서 표현해야 한다. 예를 들면 △고려품새의 경우, 작은 돌쩌귀를 하면서 옆차기를 하고 △십진품새의 경우, 작은 돌쩌귀를 하면서 앞차기를 해야 하며 △지태품새의 경우, 오른발 옆차기 이후 짓찧기 해야 한다. 근래 몇 년 동안 이런 규칙을 두루뭉술하게 적용했는데, 올해부터는 경기규칙에 나와 있는대로 평가(채점)한다.
Q. 위원장의 이 같은 소신과 지침을 심판들이 제대로 이해하고 따라오는가.
A. 일부 심판들이 이러한 지침을 따라오지 못할 수도 있다. 심판 실기교육을 강화하는 수밖에 없다. 경기 전날, 오후 4시부터 7시까지 이론과 실기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품새대회가 후반부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심판교육을 더 강화하고, 우수한 심판 위주로 구성해 지도자들과 선수들의 신뢰를 받는 심판부가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
한편 대한태권도협회는 올해 6월 상반기 대회가 끝난 후 품새와 겨루기, 격파종목 판정과 경기운영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