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열린 세계태권도연맹 총회에서 태권도진흥재단 김중헌 이사장(좌)이 회원국 대표자들과 소통에 나서고 있다.
Print Friendly, PDF & Email

▶국제기구 선출직 첫 도전에 압도적 지지 확인
▶2029년 WT 총재 선거 구도에 어떠한 영향 미칠지 관심

태권도진흥재단(TPF) 김중헌 이사장이 아시아태권도연맹(ATU) 임원 선출을 위한 총회에서 유효투표 수 70%가 넘는 득표율을 기록하며 최다득표자로 부회장에 선출됐다.

ATU는 말레이시아 현지시각 7월 24일 정기총회를 열고 회장, 부회장, 집행위원을 선출했다.

이번 총회에서 회장 선거에는 김상진 부회장과 양진방 부회장이 출마하여 김상진 부회장이 33표를 획득, 4표 차이로 신임 회장에 선출됐으며, 김중헌 이사장은 선출직 부회장에 도전해 63명의 유권자들로부터 45표를 얻어내며 임원 중 최다득표자로 부회장에 선출됐다.

김 이사장은 용인대학교 출신으로 미국 미네소타주립대에서 스포츠경영학으로 석·박사를 취득했다. 2005년 자신의 모교인 용인대 태권도학과 교수로 임용되어 현재까지 강단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으며, 2015년 TPF 사무총장으로 활동하다가 2018년부터는 세계태권도연맹 품새기술위원장과 ATU 사무총장을 맡아 오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인 TPF 이사장으로 임명되어 활동 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이번 ATU 회장 선거 후보군으로 거론되어 왔었다. 하지만 김상진, 양진방 2명의 부회장이 지난 5월부터 출마를 공식화하고 또 다른 후보인 정국현 집행위원 또한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상태에서 한국인들간의 자리다툼으로 비판의 조짐이 보이자 주위의 권유를 마다하고 부회장 출마로 방향을 선회했다.

ATU는 선출직 부회장은 3명으로 부회장 후보자 중 2명을 선출하고, 집행위원 후보자 중 가장 많은 득표를 얻은 여성을 선출직 부회장으로 한다.

이번 선거에서 김 이사장은 45표를 득표했다. ATU 임원 23명과 회원국 대표 40명 총 63명의 유권자 중 71%에 해당하는 득표율이다. 김 이사장에 이어 선출된 부회장은 사우디아라비아태권도협회 회장 샤다드 탈리 아 알라므리로 32표를 획득했다. 집행위원 후보자 중 41표로 가장 많은 득표를 얻은 요르단태권도협회 이사 낸시 아드난 하산 엘 힌디도 선출직 부회장으로 이름을 올렸다.

집행위원은 여성 중 다득표자인 낸시를 제외하고 7명이 선출됐다. 이 중 한국인은 한국중고등학교태권도연맹 회장 이경배와 브루나이 태권도 국가대표 감독을 역임한 김병희 2명이다. 이외에 인도네시아의 디륵 리차드 탈루메워, 파키스탄의 라자 와심 아흐메드, 카자흐스탄의 아르만 칠마노프, 팔레스타인의 페이디 제이 티 후세인, 필리핀의 스테픈 이스타니살라오 아르데미오 발렌톤 페르난데스가 집행위원으로 선출됐다.

아시아태권도연맹 총회에서 회장, 부회장, 집행위원으로 선출된 인사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차기 WT 총재 선거를 염두에 두고 회장 선거에 출마한 대한태권도협회(KTA) 양진방 회장과 부회장에 출마한 중국 태권도의 여제(女帝)로 올림픽 2연패의 우징위, 이란의 태권도 영웅 하디 사에이 보네흐코알 등은 아시아권역 소통의 한계를 넘지 못하면서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김 이사장은 이번 부회장 선출로 한국을 대표하는 국제스포츠계 인사로 발을 내딛었다. 그동안 WT와 ATU에서 임명직의 한계에 머물던 본인의 첫 국제스포츠기구 선출직 도전이 큰 승리를 가져다 줬다.

국내외 태권도계에서는 김 이사장의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소통하려는 자세와 공감대 형성”을 장점으로 꼽았다. ATU 사무총장과 WT 품새기술위원장으로서 그동안 보여준 태도와 각 국가들간의 특수성을 이해하려는 공감대가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김 이사장이 ATU 부회장으로 선출되면서 오는 2029년 WT 총재 선거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에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WT는 오는 10월 23일 중국 우시에서 총재를 비롯한 임원의 선출을 위한 총회를 개최한다. 현 조정원 총재가 지난해부터 출마를 공식화 하면서 사실상 7선을 확정지은 모양새지만 4년 후인 2029년 총재 선거에는 연령제한으로 인해 출마가 불가능 해 2029년 총재 선거에서 한국인의 후계구도 확립은 국내 태권도계에 주요 관심사 중에 하나다.

김 이사장은 이번에 ATU 부회장으로 선출되면서 자연스럽게 2029년 WT 총재 선거 후보군으로 떠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