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진, “득표 크로스체크, 많게는 40표 가능하다”
양진방, “36표 이상 득표, 선거 결과로 경쟁력 입증”
당락 결정 ‘유효표 중 10표는 어디로…’ 향방 주목
서성원 기자 / tkdssw@naver.com
아시아태권도연맹(ATU) 회장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후보자 2명이 모두 당선을 확신하고 있다.
이번 회장선거는 7월 24일(내일) 말레이시아 쿠칭에서 열리는 ATU 총회에서 치러진다. 유권자는 ATU에 가입한 각 국 협회장(대의원) 40명과 집행위원 28명 등 총 68명. 이 중에서 63∼65명이 투표할 것으로 보인다.
김상진 후보(기호 1번)는 당선을 확신하고 있다. 그는 23일 쿠칭의 한 호텔에서 기자를 만나 “나는 (유권자들에게) 표를 달라고 부탁한 적이 없다. 다만 내가 제시한 비전을 봐 달라고 했다. 그것에 공감하면 득표로 이어질 것”이라며 “37표 이상, 많게는 40표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양진방 후보(기호 2번)도 당선을 자신하고 있다. “내가 36표 이상 득표하면 김상진 후보는 26∼27표가 될 것”이라며 “오로지 선거(투표) 결과로 나의 경쟁력을 입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 후보 진영은 23일 “김 후보 쪽이 많이 들떠 있다. 마치 당선된 것처럼 샴페인을 일찍 터트리는 느낌”이라며 견제구를 날렸다. 김 후보 쪽이 예측하고 있는 ‘37∼40표’는 오판이라는 것. 이는 양 후보가 “예상한 유효 득표의 오차 폭을 줄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내 오차 폭이 10%라고 한다면, 상대 쪽은 30%가 될 것”이라는 것과 맥을 같이 한다.
이에 대해 김 후보는 “나는 비즈니스를 하는 사업가”라고 전제한 뒤 “직원들이 나에게 좋게 보고해도 내가 판단해 아닌 것을 제켜버린다”며 정확한 정보와 데이터를 중시한다는 소신을 강조했다.
그는 득표 전략과 목표에 대해 “나는 악조건 속에서 아시아 지역을 다 다녀봤다. 밑바닥부터 득표 전략을 세웠고, ‘크로스 체크(cross-check)’를 해서 37표 이상을 득표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라며 “누구처럼 각 지역을 티 내면서 다니지도 않고, 표심이 자신에게 기울었다고 뻥튀기지도 않는다”며 양 후보를 직격했다.
이에 대해 양 후보 쪽은 “양 후보를 지지하는 표도 자기를 지지하는 표 속에 포함시키는 등 산수(算數)를 잘 못하고 있다. 또 부정한 방법으로 득표활동을 하는 게 누구냐”며 지적했다. 김 후보가 아무리 선전해도 30표 이상은 득표하지 못할 것이라는 게 양 후보 쪽의 분석이다.
양 회장은 “이번 회장선거 과정에서 명백하게 드러난 부당한 선거 개입과 부정 등 도덕적인 문제는 선거를 앞두고 제기하지 않겠다. 오로지 선거를 통해 나의 존재감과 경쟁력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양 후보 쪽을 향해 “실수한 게 두 가지 있다. 하나는 내가 영어를 하지 못해 회장직을 원활하게 수행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고, 두 번째는 내가 이규석 회장의 그늘 속에 있다고 하는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영어를 잘 하지 못해도 외국인들과 소통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또 내가 회장이 되면 이규석 회장님을 명예회장으로 예우하며 모실 뿐이지 그늘 속에 있는 것이 아니다. 당선되면 TF팀을 구성해 중점 정책과 사업을 내가 중심이 되어 협의하고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과연 24일 오전에 치러지는 회장선거에서 두 후보 중 누가 웃을지 주목된다. 당락은 개표를 거쳐 이르면 24일 오후 1시쯤(현지 시각) 드러날 예정이다. 양 후보가 당선되면 규정상 오는 10∼11월 대한태권도협회 회장선거가 다시 치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