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과 제규정 위반은 일상
조직사유화를 넘어 카르텔 형성까지
2년 7개월여 남은 회장 임기, 과연 어떻게?
대한태권도협회(KTA) 양진방 회장은 2021년 1월 19일 KTA의 2021년도 정기대의원총회부터 제29대 회장으로서 임기를 시작해 연임에 성공, 2025년 1월 23일부터 제30대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6년차에 접어든 회장 직무 기간 동안 KTA의 행정은 퇴보되고, 투명성과 공정성은 확보되지 못했다.
양 회장은 외부적으로 이사회와 총회 등을 공개한다는 미명하에 협회 운영에 투명성을 확보하고 있는 것처럼 내세웠으나 실상은 폐쇄적이고 조직적으로 은폐되고 있는 상태다.
특히 고질적인 정관과 규정 위반은 심각한 상황이며, 양 회장의 측근들이 주요 핵심 보직에 포진하면서 조직사유화가 심화되고 있고, 이들 또한 자신들이 배치된 분야에서 각자의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어 위기에 놓여있다.
양 회장은 회장직을 수행하면서 KTA의 운영보다는 자신의 국제태권도행정가 역량을 높이는데 주력했다.
임기 첫 해인 2021년에는 아시아태권도연맹(ATU) 회장 선거에 도전하려고 하였지만, 당시 ATU 이규석 회장이 연임에 도전하기로 하면서 ATU 부회장 출마로 선회했고 부회장 후보 중 가장 많은 득표인 42표를 얻으며 부회장에 선출됐다.
2025년 7월 열린 아시아태권도연맹(ATU) 회장 선거에 출마해서는 김상진 현 ATU 회장에게 4표차로 고배를 마셨지만, 같은해 10월 열린 세계태권도연맹(WT) 부총재 선거에 출마해서는 유력 후보인 유럽과 아프리카를 대표하는 인사들보다 앞선 득표인 98표로 부총재 후보자(양진방, 프라갈로스 아사나시오스, 코트시파스 존, 로페즈 델가도 주앙 마뉴엘, 박천재) 중 가장 많은 표를 얻어 부총재에 선출됐다.
KTA 회장직 6년이라는 시간은 양 회장에게는 KTA 운영보다 ATU와 WT에서 입지를 넓히기 위한 시간이었다.
양 회장이 자신의 역량 강화에 집중한 시간 KTA는 자정능력을 상실했고, 양 회장의 측근들은 주요 보직에서 자신들만의 카르텔을 형성했다.
양 회장의 임기는 2029년 1월 예정인 정기대의원총회 전일까지로 2년 7개월여 남았다.
양 회장은 2029년 WT 총재에 도전하기 위해 남은 임기는 국내보다는 국제 정세에 집중할 수 밖에 없다. 또 자신이 KTA 회장직에서 물러나더라도 WT 총재 선거까지는 KTA가 자신의 지원군이 되어줘야 하기에 차기 KTA 집행부가 정권교체가 아닌 평화로운 정권이양 형태로 꾸려져야 할 필요성이 높다. 하지만 현재 양 회장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는 높아지고 있고, 이를 극복할만한 뚜렷한 카드도 보이지 않는 형국이다.

○ 정관 위반KTA는 정관 제56조(경영공시)에 따라 ▲이사회 및 총회 결과 ▲예산 집행내역(예·결산서) ▲임원의 업무추진비 집행 및 법인카드 사용내역 ▲외부평가 결과 ▲감사 보고서 ▲외부기관의 협회에 대한 감사 결과(지적사항 및 처분요구사항과 그에 대한 조치계획 포함) ▲임원 및 직원 현황 ▲정관 및 모든 규정 ▲개인정보 비식별화 조치를 거친 징계 현황 ▲법인화 기금 및 경기력지원비 적립금 현황 ▲과실금 집행내역 ▲그 외 회장이 정한 것 등을 매년 3월 이내에 공시하여야 한다. 하지만 KTA는 그동안 정관을 위반하여 운영해왔다.
KTA는 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정관과 규정을 공개하고 있지만 제한적인 내용으로, 여기에는 ‘인사규정’과 ‘보수규정’, ‘복무규정’, ‘여비규정’, ‘회계 및 계약규정’ 등의 규정들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또 대한체육회를 통해 마치 경영공시를 제대로 이행하는 것처럼 내세우고 있지만, 정관에서 정한 경영공시 항목 중 제대로 이행한 경영공시 항목은 단 한 가지도 없다.
KTA는 대한체육회의 감사를 통해 이 부분도 지적을 받았으나, 현재까지 경영공시 의무를 지속적으로 위반하고 있다.
○ 인사규정 위반KTA는 2022년 계약직 직원을 채용하면서 응시자격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최종학교 졸업증명서 및 성적증명서를 제출서류로 받았고, 서류심사에서는 응시자들의 학력을 서류심사 중 가장 높은 45점의 배점을 주면서 인사규정에 반하는 학력에 대한 제한을 두었다. 또 응시자 우대사항에 해당하지 않는 공인어학 성적과 기타 자격증명에 대해서 어학능력 10점과 자격증 10점을 배점하여 평가했다.
KTA의 정관 제49조(사무처)에 따라 처장을 포함한 모든 직원이 영리를 목적으로 한 겸직이 불가능하지만 KTA는 계약직 직원을 채용하면서 영리목적의 겸직을 하고 있는 직원을 채용했고, 계약기간내 해당 직원은 겸직으로 근무했다.
이뿐만 아니라 계약직 직원의 재임용시 규정에 따른 근무실적 평가에 나서야 하지만, KTA는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재계약을 진행했다.
KTA는 정관과 인사규정을 위반한 직원이 있었지만 당사자의 계약기간이 종료될 때까지 어떠한 인사조치도 하지 않았다.
○ 회계 및 계약규정 위반KTA는 주최대회를 운영함에 있어 연간 120회의 대진표, 상장커버, 상장, 포스터 등의 인쇄물과 트로피, 메달, 케이스, 훈련복 등의 시상품을 구매하고 있다.
KTA의 회계 및 계약규정에 따르면 일반경쟁 입찰이 우선이고, 필요에 따라 수의계약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지만 연간 3억원이 넘는 물품을 제작 및 구매함에 있어 쪼개기 계약 방식으로 추정가역 2천만원 이하로 맞춰 수십여차례에 걸쳐 계약을 진행했다.
이는 임직원 윤리강령을 위반하는 행위로 해당부서와 거래처간 유착관계가 의심되지만 KTA는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 경기용품 공인규정 위반KTA는 공인제도를 활용하여 매년 공인용기구인 ▲머리보호대(200만원) ▲몸통보호대(200만원) ▲팔·다리보호대(200만원) ▲손·발등보호대(200만원) ▲샅보대(200만원) ▲매트(300만원) ▲도복(300만원) ▲전자호구(3,000만원)에 대해 공인비용을 납부받고 있다.
KTA의 공인규정 제11조(심의기준)과 제13조(심의방법), 제14조(용품 공인)에는 KTA가 공인을 신청한 용품에 대하여 각종 방법을 통해 안정성 등의 검정(테스트)를 하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KTA는 그동안 공인용기구들의 공인을 해오면서 일반 장구류인 보호대와 매트, 도복에 대해서는 매년 공인신청을 받고 있지만, 같은 제품이라는 이유로 별도의 검증을 하지 않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전자호구의 경우 해당 업체들의 제품에 대해 십여년 전 최초의 공인을 심의할 때 검증을 거친 후 현재까지 어떠한 추가 검증을 거치지 않았다. 특히 전자호구의 경우 올해부터 동일한 공인업체에서 새로운 기술과 기능의 제품을 출시하였지만, 세계태권도연맹(WT)의 공인을 득했다는 이유로 이에 대한 검증을 전혀 하지 않고 신청과 공인비 납부로서 공인을 승인하고 있는 상태다.
KTA가 별도의 검증 없이 여러 용기구에 대한 공인을 허가하면서 이를 직접 사용하는 선수들의 안전은 볼모로 잡혀 있는 형국이다.

○ 국가대표 선발 및 운영 규정 위반KTA는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 아시아선수권 등을 비롯한 크고 작은 국제대회에 국가대표 지도자와 선수를 선발하여 파견하는 권한이 있고, 이를 위해 국가대표 선발 및 운영 규정을 제정하여 운영하고 있다.
이 규정은 대한체육회의 국가대표 선발 및 운영규정을 준용해야만 한다.
대한체육회의 규정에 따라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경기임원(지도자)은 체육회의 강화훈련에 참가하는 국가대표 지도자 및 트레이너만 가능하지만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이외의 종목별 대회참가를 위한 자체 국가대표 지도자 선발은 경기력향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회장이 대한체육회에 추천하면 선발이 가능하다.
KTA는 양진방 회장 체제에서 겨루기 경기력향상위원회와 품새 경기력향상위원회를 이원화하여 운영하고 있다.
겨루기의 경우 국가대표 강화훈련 지도자를 선발하기 위해 대한체육회의 규정과 자체 규정에 의거 공개선발을 원칙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종목별 대회로 구분되는 세계선수권과 아시아선수권의 경우 남자부 감독과 여자부 감독을 시도협회 실무자협의회에서 비공식 추천하고 경향위에서 사무국에 위임하는 방식으로 지도자 선발이 이루어져 왔다.
이뿐만 아니라 올림픽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아시안게임과 세계선수권, 아시아선수권 등에 도입되어 있는 품새는 단 한 차례도 공개선발 하지 않았다.
품새 지도자는 세계대회 기준 감독 1명에 코치 6명, 트레이너 4명, 의무트레이너 2명까지 13명에 달한다.
그동안 품새 국가대표 지도자는 품새 경향위 위원들간 추천이 이루어졌고, KTA는 이를 받아들이면서 국가대표 지도자 선발의 공정성이 훼손됐다.
○ 조직사유화KTA는 지난 2021년 양진방 회장이 제29대 회장직을 수행하면서부터 조직사유화의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고, 2025년 제30대 회장직을 수행하면서부터는 심화됐다.
양 회장의 조직은 크게 경북 영천과 용인대로 나뉜다.
경북 영천은 현재 KTA 윤종욱 고문, 정문용 사무총장, 이종우 이사가 세력의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으며, 용인대는 겨루기 경기력향상위원회 조임형 위원장과 품새 경기력향상위원회 차명환 위원장, 품새 기술전문위원회 임종빈 의장, 겨루기 심판위원회 홍순의 위원장, 격파 심판위원회 곽택용 부위원장으로 분포되어 있다. 또 자신과 함께 2001년 ‘범 태권도 개혁연합’을 주도한 경희대 전익기 교수와 시·도태권도협회 실무자 그룹인 도장지원특별위원회 구성원 중 일부도 측근 그룹이다.
양 회장은 영남대 경제학과 출신이지만 당시 대학 무술동아리 ‘문무반’을 통해 윤종욱 현 고문과 인연을 맺게 됐고, 이를 계기로 자신의 진로를 태권도로 전환하게 된다. 윤 고문은 영천중·고등학교 태권도부 지도자 출신으로 그의 제자가 현 정문용 사무총장과 이종우 이사다.
양 회장은 지난 2021년 제29대 임기를 시작하면서 고문으로 윤종욱, 이사로 이종우를 각각 위촉 및 선임한 바 있으며, 2023년도에는 정문용을 사무총장으로 선임해 현재까지 영천 3인방의 계파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이종우 이사는 2022 세계태권도선수권에 국가대표 단장으로 파견됐고, 그의 친구이자 KTA의 후원 업체인 나눔제약 도기식 대표 또한 2025 세계태권도선수권에 국가대표 단장을 맡았다.
양 회장은 1997년부터 2023년까지 용인대학교 무도대학 태권도학과에서 교수로 재직했다.
용인대 출신으로는 제29대 회장 선거에서 양 회장의 선거 참모를 맡았던 조임형 용인대 교수가 겨루기 경향위원장을 현재까지 맡고 있고, 차명환 용인대 교수는 품새 경향위 부위원장으로 활동하다가 지난해부터 위원장을 맡고 있다. 또 곽택용 용인대 교수 또한 양 회장 체제에서 KTA 국가대표 시범단 감독으로 활동하면서 격파 심판부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용인대 출신인 임성빈 품새 의장 또한 품새 심판위원장을 거쳐 지난해부터 의장으로 활동중이다. 차명환 교수의 경우 양 회장 체제에서 경향위 부위원장 시절인 지난 2022년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의 국가대표 감독으로 선임되기도 했다.
조임형, 곽택용 교수는 2006년부터 양 회장과 함께 대학에서 강의를 했으며, 차명환 교수는 그의 제자로 현재 용인대 교수로 재직중이다.
양 회장은 2001년 KTA의 국가대표 선수 선발전에서 고질적인 태권도 경기의 승부조작이 불거지자 이때 피해를 입은 용인대에서는 자신이, 경희대에서는 전익기 교수가 나서 ‘범 태권도 개혁연합’을 주도했고, 결과적으로 태권도의 김운용 시대를 종식시키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
양 회장은 제29대 회장 임기 시작부터 전익기 교수를 부회장을 선임, 인사위원장을 맡겼으며, 현재까지 전 부회장은 KTA의 인사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현재 KTA의 모든 주최대회에 부대회장으로서 파견되어 상주하고 있는 상태로 지난해부터 양 회장, 정 총장과 함께 각종 국제대회에 KTA 임원으로도 파견되고 있다.
17개 시·도태권도협회 실무자(실무부회장, 전무이사, 사무국장 중)로 구성되어 있는 도장특별위원회 또한 양 회장의 조직사유화를 정점으로 치닫게 하는 그룹이다.
17개 중 현재 6~7개 지역이 양 회장의 지지 그룹으로 분류되는데 KTA는 지난해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 여자부 감독으로 현재 도장특별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승행 세종시태권도협회 실무부회장을 선임하기도 했다.
양 회장의 측근들은 인사와 경기, 심판, 국가대표 선발이라는 핵심권한에 대부분 포진되어 있는 상태로 양 회장의 임기가 2년 7개월여 남은 상황에서 각 그룹의 카르텔도 심화되는 모양새다.
[양진방의 6년, 퇴보한 KTA] 연재는 ①, ②, ③을 끝으로 마무리 됩니다.
⏰ 2026. 05. 30 : 토요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