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섭 국기원장의 리더십이 최근 운영이사회에서 벌어진 이사들에 대한 직원의 항명, 하극상 논란으로 인해 타격을 입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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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이사들 면전에서 대드는 국기원 직원들 기강해이  심각
“내 방식대로 하겠다”며 이사들 무시하는 원장 자세도 문제
최진우 기자 / cooljinwoo0@naver.com

9월 16일 국기원(이사장 전갑길, 원장 이동섭) 운영이사회에서 발생한 직원의 항명과 하극상 언행에 대한 이사들의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다.

당시 운영이사회에서는 이동섭 원장의 중점사업인 해외지원, 지부 설립과 관련한 운영규정(안)이 상정됐고, 이 원장은 조속한 사업 추진을 위해 가결처리가 시급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 원장의 생각처럼 운영이사회는 순탄치 않았다. 해외지원, 지부 설립은 특수법인으로 전환된 국기원이 지난 10여년간 진행해온 사업으로 매 사업시기 마다 이해관계와 사적욕심이 결탁되어 변질됨으로써 특정계층의 돈벌이 수단으로 악용되어 왔다.

지난 과오가 있었기에 운영이사들은 운영규정에 대한 세부적인 설명과 문제점, 기대치 등을 일목요연하게 논리적으로 설명하길 원했고, 이에 대한 요청도 진행했다.

국기원은 이사회로 운영되는 공공법인으로서 정책 결정과 관리, 감독, 견제 등을 모두 이사회에서 다룬다. 운영이사회와 이사회로 구분되어 운영은 되지만, 모두 임원으로서 감시와 견제, 정책 결정에 참여하는 책임과 권한을 가진 집단이다.

국기원 직원들은 불공정한 요구가 아니면 이들의 요구에 따라야 하는 의무가 있다. 이날 운영이사회에서 몇몇 이사들은 해외지원, 지부 운영규정과 관련해 넓은 시각에서 접근하자는 취지로 규정 제정에 대한 설명을 요청했다. 하지만 국기원 담당자는 이를 거부했다. 이사들의 지적이 이어지자 담당자는 심지어 ‘마타도어(黑色宣傳)’라는 사자성어까지 동원해 항변했다. ‘마타도어’는 근거없는 사실을 조작해 상대편을 중상모략하거나 그 내부를 교란시키기 위해 하는 흑색선전을 말한다.

운영이사회에서 이사들의 요구에 담당자가 ‘마타도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는 것은 이사들의 요구가 자신을 중상모략하기 위한 것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인데, 이는 막말로 “이사들을 X로 보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담당 직원은 준비가 부족했거나 자신의 능력이 미비하여 이사들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을 경우, 다른 방법을 찾을 수도 있었다. 결국 이날 이사회는 이사들의 비토에 이 원장이 한발 물러서며 담당자에게 사과를 요구해 형식적인 사과 후 폐회되면서 차기 운영이사회로 공이 넘어갔지만 국기원을 둘러싼 분위기는 악화되고 있다.

국기원은 오는 29일 운영이사회를 다시 개최한다. 몇 몇 운영이사들은 “지난 운영이사회에서 발생한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운영이사회 정상 개최는 어려울 것”이라는 반응이다. 자신들이 행사할 수 있는 권한 안에서 처리를 무산시키겠다는 의지다.

국기원은 지난 운영이사회의 파행과 관련해 현재 담당 직원에게 시말서를 받은 후 아직 후속적인 인사조치는 계획 중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들은 이 같은 논란이 확대되자 화살을 이 원장에게 돌리고 있다. 특히 이 원장이 운영이사회에서 처리가 무산된 해외지원-지부 운영규정을 두고 “내 방식대로 하겠다”며 사실상 이사회를 무시하는 태도를 보여준 것으로 알려져 이사들의 불만이 외부로 표출되고 있다.

이 원장은 과거 국회의원 시절 주부무서 공무원들에게 촌철살인식 질타를 자주 보여왔다. 국민의 대표인 자신의 지적과 요구 등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소위 장, 차관은 물론 담당부서까지 쑥대밭을 만들었다.

이 원장은 국회의원시절 사석에서 “내가 하도 난리치지니까 저 사람들(공무원)이 내 임기가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이 원장의 논리대로라면 사실상 운영이사회는 국회 상임위원회로 상임위원들의 질의와 요청에 담당자가 이를 거부함은 물론, 대드는 태도까지 보여준 것. 이 원장이 국회의원 시절 주무부서 공무원이 동일한 행위를 했다면 어떻게 했을까? 자신에 대한 지적과 비난을 무시하기 전에 스스로의 행동을 뒤돌아 보는 리더십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