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9일 개최된 대한태권도협회 결산이사회에는 재적이사 30명 중 25명이 참석했다.
Print Friendly, PDF & Email
▲준비한 자료 시청 유도, 양 회장만의 색깔 뽐내
▲전자호구 개량-도장지원-문화콘텐츠 정책 강조
▲국가대표선수단 운영방식 두고 ‘미묘한 언쟁’
최진우 기자 / cooljinwoo0@naver.com

대한태권도협회(KTA, 회장 양진방) 결산이사회가 1월 19일 오전 11시 서울시 양재동에 위치한 더케이호텔에서 개최됐다.

이번 이사회는 KTA 양진방 회장 취임 1년을 결산하고 새해의 비전을 제시하는 의미를 담았다. 자신만의 색을 뽐내기 위해 개최 이전부터 기자들의 취재를 독려하고 이사회도 공개로 진행하는 등 기존 이사회보다 비중을 높인 점이 눈에 띠었다.

양 회장은 올해 특별선수와 우수선수 및 지도자 시상식을 신설했다. 이사회에 앞서 투표를 통해 선정된 올해의 선수인 배준서(강화군청), 이다빈(서울시청), 오창현(포천시청), 김아름(용인대), 올해의 신인선수인 박태준(한성고), 오서린(대구보건고), 올해의 지도자인 염관우(강화군청), 차명환(용인대)을 대상으로 시상식을 진행헀다. 특별 선수상도 마련해 2020 도쿄올림픽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이대훈에게 수여했다.

본격적인 이사회에서는 양 회장의 색이 더욱 강하게 나타났다. 심의사항인 2021년도 사업결과 및 수지결산의 건에서는 이사들이 원안 통과를 요청했지만, 준비된 자료는 보고 가자며 회의자료와 별도로 회의장에 설치된 빔프로젝트로 발표자료를 시청하도록 했다.

KTA는 이전 회의들과 달리 이번 결산이사회에서는 각 부서별 사업결과를 하이라이트 영상으로 대체했는데, 양 회장이 자신의 의지가 반영되어 변화된 부분을 이사들과 참관인들에게 강조하고 싶은 모양새였다.

또 다른 심의사항인 2022년 사업계획 및 수진예산(안)의 건에서도 이사들의 원안통과 요청이 있었지만 양 회장은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다”면서 자신의 2022년도 정책 및 추진전략인 ▲태권도 경기 경쟁력 확보 ▲도장 교육체계 확립 ▲태권도 콘텐츠 창출에 대해 집중적으로 설명하며 전자호구 성능 개선과 도장에서의 겨루기 교육 프로그램 도입, 종합편성채널 광고 등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이날 KTA 이사회의 심의사항은 ▲2021년도 2022년도 사업계획 및 수지예산(안) ▲정관 개정 및 규정 제·개정 ▲전국규모대회 신설 및 신규 종목 승인 ▲심판위원장 위촉 동의 ▲2020년도 정기대의원총회 상정 안건 채택으로 반대의견 없이 순조롭게 진행됐지만, 양 회장이 자신의 색을 뽐내기 위한 중점사항들을 강조하면서 1시간 30분여 지속됐다.

오히려 기타토의에서는 국가대표 선수단 운영방안을 두고 열띤 논쟁이 오갔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 역대 최저의 성적을 기록한 국가대표 선수단의 운영방안을 두고 윤오남 부회장이 선수단의 중심을 잡을 수 있는 컨트롤타워 역할의 필요성을 설명했으나, 양 회장이 “20세기 방식의 사고는 필요없다”면서 “선수와 소통하며 선수 중심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어놓으면서 이견이 발생한 것.

국가대표 선수출신인 이동준 이사가 선수단의 관리를 위해 리더십과 통솔력이 필요함을 주장했고, 이에 김세혁 부회장이 양 회장의 선수 중심 운영 의지에 반박의견을 내어놓으면서 국가대표 선수단의 경기력 향상을 위한 운영방식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김 부회장은 “회장님이 선수생활을 안해봐서 잘 모른다”, “일반 지도는 해봤겠지만 우리처럼 전문적으로 지도하지 않아서 떨어진다” 등의 발언으로 양 회장의 의지 변화를 위해 압박했지만 양 회장이 단호하게 “경기의 중심은 선수”라고 못박고, 고봉수 이사가 “이 얘기는 여기서 계속하면 날을 새도 다 못한다”고 페회를 요청하면서 더 크게 확대되지 않고 넘어갔다.

KTA의 2021년 수입은 90억원, 지출은 75억원이며, 2022년도 예산은 99억 1천만 원. KTA는 오는 2월 25일 태권도원에서 2021년도 결산을 위한 정기대의원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