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용 대한태권도협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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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총장에 대한 평가는 관점과 코드 따라 달라
-“저격과 딴지에 흔들리지 않고 일만 하겠다”
-양 회장 “사무국 안정화 등 잘 하고 있다” 신뢰
-시도협회와의 유기적 소통 협력에 자신감 표명

서성원 기자 / tkdssw@naver.com

지난 2월 1일. 대한태권도협회(KTA)는 각 언론 매체에 다음과 같이 보도자료를 보냈다.

– 대한태권도협회 상근임원(사무총장)에 정문용 前 경북태권도협회 전무이사가 선임되었다. 지난달 공모 절차를 통해 추천된 정문용 총장은 2월 1일부로 업무를 시작하며, 사무총장 임기는 1년이다.

이에 앞서 양진방 KTA 회장은 주위의 만류와 반대에도 소신을 굽히지 않고, 사무총장을 지명하던 관례에서 벗어나 공개 채용을 강행했다. 그 후 사무총장 공채 취지와 심사위원 구성 등을 놓고 여러 가지 해석과 추측이 무성한 가운데, 임기 후반기 양 회장의 러닝 메이트(running mate)로 정문용(54세) 전 경북태권도협회 전무이사가 선임됐다.

# 총장 100일 후 주위 평가는?

그로부터 100일이 지난 현재, 정문용 사무총장의 직무수행 평가는 어떨까. 사람마다 관점과 성향이 다르고, 특히 라인(line)과 코드(code)에 따른 태권도 제도권의 호불호(好不好)가 명확한 것을 놓고 보면, 정 총장에 대한 평가는 썩 우호적이지 않다. 여기서 말하는 ‘우호적이지 않다’라는 표현은 대부분 양 회장의 정치 색깔과 맞물려 있다.

일각에서는 정 총장에 대해 “양 회장의 비서실장이냐”며 농(弄) 섞인 비평을 내놓고 있지만, 정 총장의 직무수행 능력을 높게 평가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그동안 쌓고 터득한 정 총장의 인맥과 실무 경험, 유연한 성품 등이 조화를 이뤄 예상한 것보다 잘하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 정 총장 “흔들리지 않고 일만 하겠다”

5월 10일 오후, 광주 5.18민주화운동기념대회가 열리고 있는 빛고을체육관 앞에서 양 회장과 정 총장이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정부가 추진할 예정인 ‘초등학교 방과 후 돌봄 기능 정책’에 태권도 프로그램을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등을 놓고 숙의하는 듯했다.

5월 10일 오후, 광주 빛고을체육관 앞에서 정문용 총장(왼쪽)이 양진방 회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임기 전반기(2년)를 보내고 후반기를 맞이한 양 회장 처지에서는 올해부터 자신이 공약한 정책과 추진 사업에 대한 성과를 내야 한다. 특히 연임에 도전할 생각이 있으면 더 더욱 그렇다.

따라서 지난 2년 동안 추진한 정책과 현안, 그리고 앞으로 해야 할 새로운 사업을 원활하게 진행해 성과(실적)를 내려면 정 총장의 중간 역할과 직무 수행이 매우 중요하다.

이런 흐름과 상황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정 총장은 “열심히 일하는 방법밖에 없다”며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특히 주위에서 들려오는 이런 저런 저격과 자신을 겨냥한 딴지걸기 식 문제 제기에 대해선 “거기에 흔들리고 스트레스 받을 시간이 없다. 앞만 보고 일할 것”이라며 담대하게 응수한다.

100일 동안 정 총장과 호흡을 맞춰온 양 회장은 비교적 높은 점수를 줬다. 2명의 사무처장이 정 총장보다 나이가 많은데다, 10여 명의 직원들과 소통하며 사무국을 안정화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데, 원만하게 잘해내고 있다는 것. 양 회장은 “생각한 것보다 사무국 환경에 잘 적응하며 총장의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평했다.

# 정 총장이 맡은 4가지 정책과 현안

현재 정 총장이 맡고 있거나 앞으로 추진할 정책과 현안은 크게 4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경기 분야는 국가대표 선수들의 국제 경쟁력 강화와 전력분석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틈틈이 진천선수촌에 가서 대표팀 지도자 및 선수들과 미팅하고 소통하며 전력분석을 위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심혈을 기울여 현재 마무리 과정에 있다.

또 태권도 경기장 환경을 국제대회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심판 판정의 공정성 강화와 안정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이와 관련, 그는 “나는 심판 출신이다. 누구보다도 경기장 환경과 판정 문화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둘째, 도장·심사 분야는 복잡한 정세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엉켜 있어 정 총장은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특히 국기원-KTA-시도협회의 미묘한 입장이 맞물려 있어, 정 총장이 쉽게 나설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다만 심사제도 개선과 관련, 올해는 각 시도협회의 심사 시행제도를 먼저 파악한 후 심사시행 표준안을 마련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셋째, 전략 분야는 여러 채널과 단체를 통해 진전을 보이고 있다. 우선 동아일보와 협력해 ‘태권도를 수련하면 키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올 하반기부터 홍보 캠페인을 진행해 일선 도장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넷째, 시도협회와의 협력 분야는 정 총장의 역량을 제대로 발휘해야 한다. 경북협회 전무 출신인 만큼 시도협회 실무진과의 유기적인 소통과 협력 구축은 정 총장이 반드시 해야 할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양 회장은 “총장에 지원하기 전부터 정 총장의 강점으로 거론된 만큼 잘해낼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정 총장은 “KTA와 시도협회 및 연맹체 간의 유기적인 소통과 협력을 이글어낼 자신이 있다”며 “주요 현안은 회장님께 말씀드리며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앞만 보고 일할 생각”이라고 다짐했다.

한편 1년 계약제인 정 총장이 직무수행 능력을 인정받아 2025년 1월까지 양 회장과 남은 임기를 함께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