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세계태권도한마당' 참가 선수들이 퍼레이드를 앞두고 제대로 된 안내가 이루어지지 않아 대기 장소를 찾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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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부원장-조직위원장 ‘처세’에 치우친 한마당
▶갖은 잡음 속, 직원들 희생 정신으로 한마당 지켜내
▶“일 벌리는 놈 따로 수습하는 놈(者) 따로” 비아냥도

세계태권도본부 국기원(이사장 노순명, 원장 윤웅석)의 단일 최대 행사인 세계태권도한마당이 직원들의 헌신과 사명감으로 34년의 역사를 지켜나가고 있다.

국기원의 세계태권도한마당은 1992년 창설되어 현재까지 34년간 세계태권도본부 국기원에서 개최하는 단일 최대 행사로 무도 태권도의 역사와 상징이 담긴 국기원의 자부심이다.

특히 올해는 국기원이 위치한 서울 강남에서 10년만에 개최됨으로서 지난해 10월 취임한 윤웅석 원장 체제에서 맞는 상징적인 행사이기도 했다. 하지만 조직위원회 구성부터 잡음이 일더니, 결국 한마당이 진행되는 현재까지도 조직위의 불협화음이 이어지고 있다.

조직위의 문제는 결국 직원들에게 전가됐고, 직원들은 매일매일 한마당과 관련한 각종 문제들을 수습하는데 동분서주했다.

○ 의미 없이 날려 먹은 조직위원장 직위

국기원은 지난 5월 한마당 조직위원회를 공식출범했다. 이미 3월경 한혜진 전 이사를 사무총장으로 내정한 상태로 조직위의 구성은 대부분 마무리 됐지만 위원장은 최재무 전 의장과 강남구 정계 인사 등이 물망에 오르다가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이후 조직위원장을 다시 물색하기로 했다.

선거 이후 강남구청장, 강남구의회 의장 등이 조직위원장으로 물망에 올랐지만 원만한 협의가 진행되지 않아 위원장직은 계속 표류했다.

국기원은 최재무 전 의장의 조직위원장 위촉 의사도 타진했지만, 이미 구성된 조직위에서 한혜진 사무총장 등이 반대의사를 피력하면서 이마저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결국 국기원은 이번 한마당을 치르면서 공식적인 입장 없이 한혜진 사무총장을 조직위원장과 겸직하도록 하면서 조직위원장 타이틀을 내어줬다.

‘2026 세계태권도한마당’ 퍼레이드를 앞두고 국기원 일주문 앞 환국과학기술회관과 공영주차장의 차량 통제가 되지 않은 모습.

○ 공(公)보다 사(私)가 앞선 조직위

한마당 조직위는 국기원을 대신해 세계태권도한마당을 운영하는 대행기구로서 공적인 조직이다. 그러나 조직위 출범부터 전체 인원 구성까지 공적인 인사보다는 이종갑 행정부원장과 한혜진 사무총장의 사적인 인사들이 채워졌다.

34년 역사의 한마당은 매년 조직위가 출범하면서 국기원 임원을 비롯해 조직위원장과 사무총장 등의 사사로운 인사와 거래가 빈번하게 문제가 되어 왔다. 하지만 올해도 이와 같은 비난에서 벗어나기는 힘들어졌다.

○ 일 벌리는 사람 따로, 수습하는 사람은 직원뿐

한마당은 개인의 치적을 쌓는 용도의 행사가 아니라 국기원 전체가 세계 태권도인들을 손님으로 맞고 이들에게 1년에 한번 유일하게 태권도인들을 위해 베푸는 행사다. 하지만 올해 한마당 또한 일부 인사들의 치적 쌓기용 프로그램이 끼워지면서 조직위 내부뿐만 아니라 한마당을 지원하는 직원들까지도 불만이 극에 달했다.

한 예로 국기원은 이번 한마당에 1.2km의 국기원 주변을 행진하는 퍼레이드를 기획했다.

일부 조직위 구성원들과 직원들은 35도가 넘는 폭염속에 자칫 참가자들의 건강과 부상 등의 위험과 복잡한 강남구의 도로 사정 등을 고려해 반대의견을 피력했지만 한혜진 사무총장이 그대로 밀어붙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마당 개막일 전까지도 선수단 이외에 국기원 임원 등의 추가 인원이 함께 참여하는지에 대한 부분이 정해지지 않았고, 선수단의 대기, 이동 과정의 차량 통제 등이 불확실한 상태가 이어지면서 구성원들간 불만이 원성으로 터져나왔다.

당시 국기원 일주문에 위치한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는 한마당 개막일과 동일한 시기에 여러 박람회 등의 행사가 예정되어 있어 주차장 출입차량과 퍼레이드 인원이 맞물리는 상황도 예측됐었다. 결국 해결은 직원들이 나섰다. 이날 국기원 직원들은 폭염속에도 한국과학기술회관과 퍼레이드 동선을 뛰어다니며 차량 통제와 퍼레이드 참가자 안전 예방에 나섰고, 퍼레이드 참가자 출발과 도착시에 한국과학기술회관 주차장측 차량 통행을 잠시 중단시키는 것으로 중재해 1천여명의 참가자들이 안전하게 국기원 주위를 돌아볼 수 있었다.

이번 퍼레이드에서는 35도가 넘는 폭염에 선수단 1천여명만 행진에 나섰다. 국기원 노순명 이사장, 윤웅석 원장, 이종갑 행정부원장, 안재윤 연수부원장 등의 임원들은 20여분간 무더위속에서도 행진에 나선 선수들을 환영하는 역할만 했다.

‘2026 세계태권도한마당’ 조직위원회 라운지가 폭염속에 방치되어 있다.

○ “기념품 못 받았다” 원성도 직원들이 직접 몸으로 때워

국기원은 매년 한마당을 개최하면서 참가자와 심판 등의 경기임원 등을 위한 기념품과 귀빈용 기념품을 구매한다.

올해 한마당에서도 참가자들을 위한 기념품과 귀빈들을 위한 기념품이 마련됐다.

대회 첫날부터 국기원 직원들은 참가 선수단과 귀빈들로부터 ‘기념품’ 굴레에 벗어나지 못했다. 해외 참가자들 중 일부가 받지 못한 기념품을 구하기 위해 여러 직원들에게 수소문하고 여기에 국기원에서 초청한 인사들까지 ‘기념품’을 요청하면서 기념품 악몽에 휩싸였다.

당시 여러 사람들이 직원들에게 기념품을 이유로 항의했고, 직원들은 묵묵히 상황을 설명하며 “기념품 불출이 끝났다”는 답변만 해줄 수 밖에 없었다.

부족한 기념품은 조직위 사무실에 수백명 분이 남겨져 있던 상태였다.

○ 숙박 제공 기준은 무엇?

이번 한마당에서는 초청인사들의 숙박 또한 문제가 됐다.

조직위는 선수단 숙소와 별도로 귀빈들은 1박 30여만원의 노보텔엠베서더 서울 강남, 심판원은 1박 16만원대의 삼정호텔, 다른 경기임원들은 15만원대의 더 디자이너스 강남과 베스트웨스턴 프리미어 강남호텔 등에 숙박을 제공했다.

“높은 가격과 주말 기간 숙박을 구하기 어려워 숙박 협조가 안된다”는 조직위의 입장과 달리 이날 한마당을 찾은 유관기관 인사들 중 행정부원장 등에 연결이 된 인사들은 숙박 협조를 받을 수 있었다.

심지어 조기출근과 야간, 특근까지 연이은 추가근로에 진이 빠진 직원들에게도 제공되지 않은 숙박이 행정부원장 권한으로 가능해지기도 했다.

조직위에서도 필수 인력의 추가 숙박 협조 요청이 있었지만 수용되지 않았다가 언쟁이 높아지고 항의가 이루어지자 숙박이 협조되는 상황도 나타났다.

기준 없는 숙박에 행정부원장과 조직위원장의 ‘처세’가 더해지면서 기준 없는 지원이 무분별하게 발생했다.

‘2026 세계태권도한마당’에서 국기원 일부 직원들은 선풍기 조차 없는 천막에서 상주해야 했다.

○ 비교견적도 가짜, 상주 인력인데 서면결의까지

이번 한마당 조직위원회의 예산집행도 ‘주먹구구식’이라는 논란에 휩싸였다.

행사 운영 대행 용역도 현장설명회까지 개최해놓고 정작 입찰 업체는 1곳밖에 안되자 편법성으로 긴급공고를 게재, 경쟁입찰방식으로 피해나갔다.

수의계약으로 이루어진 용역들은 비교견적을 수의계약 업체보고 제출하라고 하는 등의 불법도 이어졌다.

예산을 전용하기 위한 갖은 부조리도 동원됐다. 조직위 구성원은 대부분 국기원에 상주하고 있다. 조직위는 한마당 준비 막바지 일부 부족한 물품의 구매를 이유로 예산 전용을 진행했으나, 당시 현장에 구성원들 중 일부가 외부 업무 중으로 자리에 없었고, 이를 빌미로 서면결의로 예산전용을 처리했다.

상주인력들이 대면 결재 방식이 아닌 서면결의를 한 것은 이례적이다.

○ 행사 판매 부스에는 선풍기도 없어

국기원은 이번 한마당을 개최하면서 태권도 관련 산업체들에게 야외 주차장 면적에 몽골텐트 1개동당 40만원의 자릿세를 받고 판매 부스를 제공했다. 하지만 35도가 넘는 폭염에 선풍기조차 설치하지 않았다.

경기를 마친 선수들과 관람객들이 다른 볼거리가 없어 행사 부스를 찾았지만 폭염에 손사래 치고 돌아서기 일수였다.

입점 업체들은 조직위에 불만을 토로했지만, “운영 대행사에 말해라”는 답변 이외에 해결되는 것은 없었다.

○ 냉방 시설 없는 곳에 뻗치기 하는 직원들도 다수

35도가 넘는 폭염에 일부는 냉방시설이 가동되는 경기장과 주변 부스에서 근무할 수 있었지만 다른 업무를 맡은 직원들은 선풍기도 없고 햇볕만 막아주는 몽골텐트에서 근무할 수 밖에 없었다.

가장 무더운 오후 2시부터 4시 사이에도 이들은 묵묵히 자리를 지킬 수 밖에 없었다.

‘2026 세계태권도한마당’의 무료 행사 부스가 입점 업체들의 철수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

○ 직원들 헌신과 사명감 없었다면 한마당도 없어

올해 한마당은 다른 한마당에 비해 유난히 직원들의 헌신과 사명감이 돋보였다.

조직위의 불협화음속에 제대로된 준비조차 되지 않았지만 국기원 직원들은 마치 자신들이 조직위원장 또는 사무총장인양 나서서 사고를 수습하고 참가자들을 돌봤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자신들이 한발 더 뛰어갔고, 일만 벌려놓고 수습도 못하는 사람들 뒤로 묵묵히 사고 수습에 나섰다.

○ 34년 한마당, 이젠 바뀌어야

국기원 직원들은 대다수가 이번 한마당의 준비 상태를 보고 “언제까지 이렇게 해야 하나?”라고 푸념하고 있다.

체계적인 규칙이 없이 조직위가 운영되고, 한마당의 역사와 상징은 뒤로 한 채 치적쌓기와 처세에만 몰입해 운영되는 한마당을 비판한 것.

내년 한마당은 전남 순천에서 개최된다.

한마당을 위한 상설 운영팀을 구성하는 것 이외에도 조직위원회 운영을 위한 운영규정과 규칙, 세부적인 업무처리 지침 등을 만들어 세계태권도한마당이 어떠한 지역에서 개최되더라도 동일한 기준으로 불법과 편법, 불협화음이 없도록 준비될 수 있도록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