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받으려면 10여 명과 경쟁해서 이겨야
-출마 전 ‘원장 사직 여부’ 놓고 해석 엇갈려
-이동섭 원장 “원장직 유지하며 출마 가능”
서성원 기자 / tkdssw@naver.com
제20대 국회의원을 지낸 이동섭 국기원장이 내년 봄에 치러지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총선)에 강한 집념을 보이고 있다.
이 원장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22대 총선 출마 의지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그는 이 글에서 “당원 동지들과의 아름다운 추억을 뒤로 하고, 용인(갑) 처인구에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국민의힘 노원(을) 당협위원장을 사직하고 용인으로 이사했다”고 밝혔다.
그가 오랫동안 다져놓은 노원(을)에서 용인(갑)으로 출마지역구를 바꾼 것은 현재 정치 지형과 판세 등을 감안하면 용인(갑)의 당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현재 용인(갑) 지역구의 경우, 국민의힘 출마 예정자는 10여 명. 따라서 공천을 받으려면 10여 명과의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
이 원장이 출마하려고 하는 용인(갑)은 보수색이 짙다. 그동안 민주당 등 야권 진영의 후보들이 당선된 것이 드물어, 만약 이 원장이 국민의힘 공천을 받을 경우 당선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다만 내년 총선이 윤석열 정부에 대한 중간 평가로 치러진다는 점에서 각 당의 공천이 확정되면 여야의 공방이 거세질 전망이다.
#12월 9일 ‘북 콘서트’ 갖고 출마 의지 밝혀
이 원장은 2년 전부터 용인(갑)에서 자체 행사를 갖는 등 출마를 위한 기반을 착실하게 다졌다. 최근에도 출마 지역구를 중심으로 김장 담그기 및 환경정화 봉사활동, 중학교 송년의 밤 행사 참석, 한국자유총연맹 용인시 회장 취임식 참석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오는 12월 9일에는 용인대에서 ‘북 콘서트’를 열고, 출마 의지를 주창(主唱)할 예정이다.
이제 관심은 이 원장이 국민의 힘 공천을 받을 수 있을 것인지와 출마(입후보) 하기 전 선출직인 원장직을 사직하고 출마할 것인지에 모아지고 있다.
이 원장은 공천 여부와 관련, 지난 28일 원장실에서 기자를 만나 “자체 여론조사를 해 보니 내가 1위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천 받아 당선될 것이다. 태권도인 중에서 공천을 받아 당선될 수 있는 사람은 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당 실세의 측근이 공천을 받을 수도 있다는 전망에 대해선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나도 (과거 정치 경력을 따지면) 여당의 핵심 관계자와 관계가 좋다”고 했다.
그렇다면 원장직을 유지한 채 출마할 수 있을까. 이것을 두고 국기원 안팎에서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원장은 최근 서울특별시 선거관리위원회에 유권해석을 의뢰했다. ’현직 원장의 신분을 가지고 선거에 출마하는 것이 가능한가’에 대한 질의에 선거관리위원회는 “원장은 공직선거법 제53조 제1항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가 아니므로 그 직을 가지고 입후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또 ’만약 당선된다면 국회의원과 국기원장 겸직이 가능한가’에 대한 질의에 선거관리위원회는 “국회의원의 임기 중 겸직에 대해서는 국회법 및 국기원 규정에 관한 사항으로 소관 사항이 아니다”고 답변했다.
이것을 근거로 이 원장은 “원장직을 유지하며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할 수 있다”며 “다만 업무에 한해서 ‘정치적 중립’을 지키면 되기 때문에, 선거 기간에 3개월 정도 휴직을 하면 된다. 이사회에 동의를 구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일부 이사들은 다른 해석(입장)을 내놓고 있다. 선거관리위원회에 어떻게 질의하느냐에 따라 답변이 달라질 수 있고, 선출직인 원장은 휴직할 수 없다는 것. 결국 선거에 출마하려면 원장직을 내려놓으라는 의미다.
하지만 이 원장은 “원장직을 유지(휴직)하면서 출마해도 선거법에 어긋나지 않는다. 당선되면 원장직을 그만 두겠다”고 밝혀, 앞으로 열릴 이사회에서 어떻게 처리해 나갈지 주목된다.